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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은 혼을 빼 놓는 날이었나보다. 평생에 좀 처럼 잃어나지 않는 '소지품을 다 잃었다.' 지갑은 회사 다른 사무실에, 휴대폰은 식당에 두고 왔다. 그것도 맨정신이라 나를 믿으면서. 하루지만 것들이 없음에도 그날은 마음 편했고 사무실 창 넘어 바깥이 더 다르게 보였다. 돈을 쓸 일도, 연락을 급히 받을 일도 없어서 일까......그래서 없이 있을 때,
평소의 밖은 보는 것보다 향기로웠고 듣는 것보다 달콤했다. 공기는 버젓이 봄이라는 듯 시큼했고 들숨에 산뜻하고 날숨엔 따뜻했다. 숨이 트이고 홀가분했다. 세상 시끄러운 바깥이 평안했고 전혀 떠들썩 하지 않았다. 그냥 늘 사는 하루였을 뿐이다. 없이도 살 것 같은 하루는 길지 않았지만 살만하고 살고 싶은 삶이었다.
쓰러지는 건 괜찮다. 다시 일어나지 않는 건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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